아이랑 차 타고 멀리 가서 비싼 돈 내고 고생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랑 뭐 하고 주말을 보낼지 고민하지 마시고 서수원 홈플러스 근처에 있는 오디농원에 가보세요. 수원에서 아이와 갈만한 곳입니다. 7천원에 오디 따는 즐거움도 맛보고 내가 딴 오디 한 통 얻을 수 있습니다. 딸기는 많이 따봤겠지만 오디는 흔하지 않아서 기억에 남더라고요.
수원 도심에서 오디 따기 체험했어요
수원 도심 속 농촌체험 가능한 곳을 찾았습니다. 서수원홈플러스 근처입니다. 멀베리오디농원에서 오디를 딸 수 있습니다. 체험비는 1통에 5천 원입니다. 1통은 1kg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꽉꽉 채워왔으니 기분은 뿌듯했습니다. 동네 시장에서는 1통에 12,000원에 파는 것을 본 것 같습니다만 저는 반값도 안 되는 가격에 신선한 오디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2024년부턴 가격이 한통에 7천원으로 인상됐어요.
농원 사장님께서 2023년에는 오디를 6월 25일 정도까지 딸 수 있을 거 같다고 예상하셨습니다. 방문 전에 확인은 필수입니다. 사장님께 전화드려보고 가보세요. 보통 오전 9시와 오수 3시에 방문객을 받는다고 하셨지만 찾아오는 분들의 편의도 봐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체험가능시간 : 오전 9시, 오후 3시
사장님 전화번호 : 010-5307-2305 (방문 전에 확인 필수!!!)
비용 : 1통에 5천 원
준비물 : 없음 (아이와 동반 시 아이용 일회용 장갑이 있으면 편리)
복장 : 오디색이 배면 옷은 회생 불가, 무조건 버릴 옷 또는 검은색 옷 추천, 모자도 추천
저는 오후 3시쯤 방문했습니다. 다리 밑에 주차하고 농원을 찾아갔는데 플라스틱 박스와 일회용 비닐장갑을 하나 주셨답니다. 통을 드는 손은 맨손, 오디를 따른 오른손에는 장갑을 끼고 뽕나무 밭으로 들어가 봅니다.
옷은 까만 것이 좋습니다. 아니면 버릴 옷을 입으세요. 아무래도 뽕나무 사이를 다니다 보면 오디색이 베이기 마련입니다. 저희 애는 검은색으로 위, 아래 모두 입고 갔습니다. 신발은 흙이 묻어도 되는 편안한 운동화가 나은 것 같습니다. 비닐로 둔턱을 만들어 두셨지만 미끄럽기도 했습니다. 샌들도 미끄럽고 구두는 적합한 신발이 아니었습니다.
날씨가 좋습니다. 빨간 오디는 덜 익은 것이고 보랏빛 까만 열매가 익은 것입니다. 잘 익은 오디는 손만 스쳐도 떨어지더라고요. 진한 보랏빛 도는 오디를 따봅니다. 이왕이면 씨알이 굵은 것으로 골라봅니다. 사람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의 오디가 아무래도 사이즈가 큰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뽕나무는 키가 높지 않아서 아이도 딸 수 있었습니다. 낮은 가지 중심으로 아이도 쉽게 딸 수 있었고 따면서 실컷 먹기도 했습니다. 비록 씻어먹지 않았지만 따면서 맛보는 것도 재미있었답니다. 날씨가 좋아서 땡볕인가 싶었지만 뽕나무가 간혹 그림자를 만들어줘서 아주 땡볕은 아니었습니다.
오디를 다 따고 나오면서 작은 세면대에서 손을 씻을 수 있습니다. 쉽게 지워지지 않지만 집에 와서 씻다 보니 결국 지워지더라고요. 오디 세 통을 꽉꽉 채우고 15,000원 냈답니다. 사장님께서 까만 봉투에 오디를 담아주셨습니다. 꽤 묵직하고 기분이 좋았답니다.
아이와 함께 체험하면서 즐길거리를 찾으신다면 갯벌체험도 추천합니다. 오디 따고 얼마 뒤에 다녀왔는데 조개 캐고 갯벌 생물을 관찰한다고 시간가는 줄 몰랐답니다. 도심을 벗어나지만 더 더워지기 전에 갯벌도 다녀와보세요.
도로가 좁으니 다리 밑에 주차하세요
멀베리오디농원에서 안내해 준 약도를 숙지해야 합니다. 저는 2번과 3번 길을 이용했습니다. 티맵으로 멀베리오디농원 주차장을 찍고 가다가 우회전하지 않고 3번 길로 바꿔서 직진했습니다. 그래도 농로라 길이 좁고 울퉁불퉁하니 차를 끌고 가는 게 아주 편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차피 다리 밑에 주차를 하고 오디농원까지 도보로 가야 했거든요.
다리 밑에 주차를 하고 다리 밑을 걸어서 통과해서 위의 사진 속의 길을 따라옵니다. 다리에서 나와서 우회전을 해서 농장 방향으로 걸어가야 한답니다. 오디를 다 따고 나올 때쯤 차를 빼달라는 전화를 받고 헐레벌떡 돌아가야 했습니다.
다리 밑에서 농장까지 이 정도 걸을 거면 맘 편히 홈플러스 주차장에 주차하는 방법이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다음에 가게 되면 좁은 농로보다는 홈플러스 주차장을 이용할 것 같습니다.
왜 농장 앞 도로가 좁은지, 농장 앞으로는 '절대 진입금지'인지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을 하나 찍었습니다. 오디를 다 따고 돌아가는 길에 만난 투싼입니다. 사장님이 농장 앞에서 일행만 내리게 하고 차를 빼도록 했습니다. 농원 앞에 주차하기 어렵거든요. 위 사진은 투싼이 농장을 지나 다리 밑으로 향하는 사진입니다. 차 폭이 딱 도로 폭입니다. 농원에서 가이드 해준대로 따르심이 좋아 보입니다.
오디 보관방법, 먹는 방법
오디는 금방 상한다고 들었어요. 어제 딴 오디는 씻지 않고 냉장보관했었어요. 씻어서 보관하면 안 된다고 하니 딴 채로 보관하세요. 냉동 보관하고 싶으면 씻어서 물기 없는 채로 냉동 보관해야 한다고 합니다. 안 그러면 물러진다고 합니다.
저는 냉장고에서 하루 보관한 오디를 꺼내서 찬물에 깨끗이 씻었습니다. 마지막엔 식초물에 씻어줬어요. 오디 따면서 따라 들어온 불순물은 모두 골라내주었어요.
저는 믹서에 갈아서 우유나 물, 요구르트에 타 먹었습니다. 단 맛이 부족하면 꿀 넣어서 먹는답니다. 오디 따온 날은 이렇게 먹어도 괜찮더라고요.
어떤 분들은 열탕 소독한 유리병에 설탕과 오디를 1 대 1로 섞어서 발효시켜서 효소로 먹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저는 오디잼을 만들었습니다.
오디 모양이 살아 있으면 좋지만 아이가 잼 바르기 힘들어해서 믹서에 갈았습니다. 믹서에 간 오디는 깊이 있는 냄비에 넣습니다. 끓이다 보면 사방으로 튀거든요. 다음부터 더 깊이 있는 냄비에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센 불로 끓이다 약한 불로 줄여서 끓여봅니다. 설탕을 1:1로 넣는다는 말도 있던데 저는 최대한 적게 넣었습니다. 오디는 1kg 이상이었는데 설탕은 300-400g 정도 넣었습니다. 한참 끓이다 끝무렵에 레몬즙을 조금 넣고 더 끓이고 마무리했답니다.
집에 마땅한 병이 없네요. 열탕소독한 병에 담아줍니다. 양이 꽤 많습니다. 식혀서 넣어야 하는데 성미가 급해 그냥 담아버렸네요. 식혀서 뚜껑을 닫아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내일부터 한동안 맛있게 먹을 것 같습니다. 좀 더 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이 정도에 만족해 봅니다. 양이 많아서 좀 고민됐는데 잼으로 만드니 간단하고 좋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한 번 더 오디를 따러 갈까 싶습니다. 한 번 해보니 요령이 조금 생기지 않았을까요? 내돈내산 도심 속 오디 따기 체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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